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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손이 귀한 윤 가 댁에 장성한 아들이 하나 있는데, 공부에는 뜻이 없고 허구한 날 나가 놀기만 좋아한다더라. 윤 대인께서 어르고 달래 소학과 중용을 겨우 뗀 이후로 책은 옆눈으로도 보지를 않더래." "그놈이라면 이제 곧 이립이지 않은가? 안타깝게 되었군. 사내놈이 입신양명하여 효도할 생각은 하지 않는 놈팽이라니!" "아니오. 듣자하니 또 그렇지만도 않아. 저기 사는 나이 지긋한 선비께서 그 애를 본 적이 있는데, 물가에 앉아서 시경을 읊더군." "거 참, 신선놀음이 따로 없네." "행색만 보면 아주 도사야. 머리를 올리지도 않고 아주 풀어헤쳤는데, 옆만 요래조래 땋아서 묶었어. 그 모양이 어린애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것이 참 묘하단다." "윤 대인 같은 인자하신 분 아래에서 어쩌다 그런 아兒가 나왔다니..

아이비(Ivy): 진실한 애정, 행운이 가득한 사랑 "란! 아직 멀었어?"해임의 목소리가 방문 너머에서 울렸다. 아마란토스는 방금 입었던 옷을 침대에 던져 버렸다. 휙, 날아오른 셔츠가 온갖 옷가지의 산에 사뿐히 안착했다. "거의 다 했어!"그 말을 뒤로 하고, 아마란토스가 방문 밖으로 겨우 겨우 기어나온 지는 해임의 재촉 후 10분이 훌쩍 넘긴 뒤의 일이었다. 해임은 팔짱을 낀 채 아마란토스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."약속보다 훨씬 늦었네. 시간이라면 칼 같이 잘 지키는 양돌이가 무슨 일일까?"해임의 시선이 쭈뼛쭈뼛 선 아마란토스에게 닿았다. 평소에는 죽어도 입기 싫다던 셔츠에 볼로 타이, 그럭저럭 구색을 갖춘 검은색 슬랙스. 해임이 눈을 동글게 뜨자 아마란토스는 셔츠 카라를 매만지며 해임의 시선을 슬슬 ..